1906년에 출생한 독일의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가 있습니다. 24세에 교수가 된 천재 신학자라고도 불리는데요. 미국에 유니온 신학교로 교수 초청을 받았지만 독일의 상황을 눈감을 수 없어서 다시 독일로 돌아옵니다. 1933년 그 때 독일의 상황은 히틀러가 독일 총통이 되어서 유대인을 학살하고 전쟁을 일으키는 상황이었습니다. 당시 미국의 뛰어난 신학자인 라인홀드 니버가 교수 자리까지 마련해 주었지만 본회퍼는 자국의 상황을 외면할 수 없다며 다시 독일로 돌아가 독일을 위해 살아갑니다.
암울한 시대였지만 더욱 암울했던 것은 교회조차도 히틀러에게 힘을 보태주는 수단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선한양심으로 모인 신학자와 목사님들이 나치 체제에 저항하면서 고백교회를 만듭니다. 처음에는 평화적으로 나치 체제에 저항을 합니다. 히틀러의 문제에 대해 방송과 글로 저항을 합니다. 그러나 상황이 점점 악해져가는 독일의 상황을 보고 본 회퍼는 히틀러 암살 계획에 가담하게 됩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본 회퍼는 친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만일 베를린 시내 한복판에서 미친 버스 운전자가 사고를 내고 다닌다면 나는 목사로서 다친 사람을 도와주거나 장례를 치르는 일만 하고있지는 않을 겁니다. 미친 운전자를 끌어내릴 것입니다.”
나치체제 저항에 임하는 본 회퍼의 마음을 알 수 있는 말입니다. 그러나 본회퍼는 2차 세계대전 전까지는 평화주의자였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모든 수단을 이용해서 평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 이후 천만 명의 독일인이 죽었습니다. 그래서 이제 문자적인 평화주의로는 평화를 이룰 수 없겠다고 생각해서 히틀러 암살을 돕게 됩니다.
그러나 본회퍼는 자신의 폭력을 옳다고 여기지는 않습니다. 자신은 죄인의 심정으로 이 일에 참여한다고 말합니다. 자신이 하는 일이 옳은 일은 아니기 때문에 죄인된 마음으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이 심판을 하나님께 맡긴다고 고백합니다.
조금은 이슈가 될만한 주제를 이야기했는데요. 이렇게 진지하리만큼 본회퍼는 행동하는 신학자로서 우리에게 믿음과 복종에 대한 말을 남깁니다. 그가 쓴 책 <나를 따르라>에서는 이런 말을 합니다. “믿는 자만이 복종하고, 복종하는 자만이 믿는다.”라고 말합니다. 이것은 믿음과 행동의 균형과 중요성을 동시에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믿음은 행동으로 나타나고, 행동은 믿음을 통해서만 작동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그 책에서 본회퍼는 ‘값싼 은혜’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값싼 은혜란 투매 상품인 은혜, 헐값에 팔리는 용서 헐값에 팔리는 위로, ... 대가나 희생을 전혀 요구하지 않는 은혜 ... 하나님께서 사람이 되신 것이 값비싼 은혜다.”
값싼 은혜는 ‘우리가 죄를 짓고 하나님께 기도했으니 됐다’라는 가볍게 끝나버리는 믿음을 말합니다. 삶에는 관심이 없는 채, 나는 믿으니까 됐다. 라는 신앙입니다. 그러나 값비싼 은혜는 하나님이 그리스도가 되셔서 삶으로 살아내셨듯이, 하나님께 복종하셨듯이 삶을 바치는 것이 값비싼 은혜입니다. 마치 중세시대에 돈을 내고 죄를 용서 받았듯이 믿는다는 말 한마디로, 용서해달라는 말 한 마디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기독교인들의 모습이 값싼 은혜이고, 그러나 반대로 자신의 목숨을 바치는 것은 값비싼 은혜라는 것입니다. 목숨을 바쳐서라도 얻어내는 것이 값비싼 은혜입니다.
“은혜가 값비싼 것은 사람에게 목숨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 값비싼 은혜를 사야 한다고 말합니다.
스가랴의 비전에서 여호수아는 더러운 옷을 벗고 아름다운 옷을 입습니다. 정결한 관을 씁니다. 그리고 여호와께서 말씀하십니다. 내 규례를 지켜라, 내 도를 행해라 라고 말씀하십니다. 죄가 깨끗하게 씻겨지고 그가 할 일은 도와 규례를 지켜 행하는 것입니다. 아름다운 옷을 입고 옷이 더러워지면 더 추한 법입니다. 정결한 관을 쓰고 악을 행하면 더 힘있는 악이 되고 더 위험한 악이 됩니다.
그렇게 여호수아가 정결해지고 하나님의 규례를 잘 지켜 행하는 자는 서로 이웃을 초대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죄가 씻겨지고요, 도에 순종하고요. 이웃을 서로 초대합니다. 이 세 가지가 성전의 회복이고 하나님이 이루실 하나님 나라의 회복된 모습입니다. 이 모습을 잘 상상하시기 바랍니다.
나의 죄가 하루만에 제거됩니다. 여호와의 말씀을 행합니다. 서로 초대합니다.
이렇게 스가랴는 하나님께서 회복하실 하나님의 나라를 비전으로 봅니다. 그 날을 상상합니다. 오늘 우리도 그 모습을 상상하기 원합니다. 함께 꿈꾸기를 원합니다. 하나님께서 이루실 성전의 회복, 하나님 나라의 재건을 비전으로 바라보기를 원합니다.
본회퍼는 말합니다. “교회는 타자를 위해 존재할 때, 바로 그 때에만 교회다.”
우리의 교회가, 이 교회는 공동체로서의 교회 뿐만 아니라 우리 각자 자신의 교회도 말합니다. 우리 교회가 하나님 앞에서 더러운 옷을 벗고 아름다운 옷으로 정결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여호와의 말씀을 지켜 행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 교회가 이웃을 서로 초대하는 풍요로운 교회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소망합니다.
'하늘뜻펴기 > 수요강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비를 베푸소서 (0) | 2023.06.21 |
---|---|
나사렛에서 배척을 받으시다. (0) | 2023.05.25 |
꽤 괜찮은 해피엔딩 (0) | 2023.04.06 |
죄 없이 망한 자가 있더냐 (0) | 2023.01.10 |
언약을 이루시는 헤세드 하나님 (0) | 2022.10.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