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뜻펴기/새벽

믿음은 역설이다.

E.step 2022. 10. 13.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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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은 역설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믿음은 불가능한 것을 이루고, 모순을 일으키기는 하지만 그 속에 중요한 진리가 함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안병욱 선생님은 <사색인의 향연>에서 이런 말을 합니다.

"신앙을 가지고 산다는 것은 이성으로는 믿기 어려운 역설을 순순히 받아들이는 것이다.'

아브라함은 자신이 도무지 믿을 수 없는 것을 믿었습니다. 하나님이 자신에게 아들을 주신다는 것, 자신을 통하여 나라를 만드신다는 것, 그런데도 아들 이삭을 바치라고 하신 것, 그 모든 것이 하나부터, 처음부터 이미 안 되는 것이지만 믿었습니다.

그러나 그 믿음이 아브라함이 믿은 것이냐, 그렇지 않습니다. "그는 믿는 사람으로서 자기가 아닌 어떤 능력 안에서 자기 자신"(칼 바르트, 로마서)입니다. 자신 안에서 자신이 아닌 것이 터져 나오기 때문입니다. 그는 자기가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압니다. 자신이 믿는 행위조차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힘으로 믿는 것입니다. 그러니 신앙은 내가 하는 것이 아닌 하나님께서 바꾸시는 새로운 자아가 믿는 것입니다. 그래서 역설을 'paradox'라고 하는데요. 'para'는 '충돌하다'입니다. 그리고 'dox'는 '의견'입니다. 그러니까 역설은 내 의견과 충돌하는 것입니다.

내 자아가 하나님과 충돌해서 깨지는 것이 믿음입니다. 내가 하는 일은 무엇이냐면 그저 충돌 당해서 깨지는 것 뿐입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에게 많이 충돌당하고 깨졌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을 전적으로 신뢰하는 믿음의 사람이 됩니다. 아브라함이 무엇을 얻었다고 말하겠습니까? '나는 깨졌다. 충돌함을 얻었다.'라고 밖에 할 말이 없습니다. 아브라함이 무엇을 자랑할 수 있나요? 하나님으로부터 부숴진 것을 자랑할 수밖에 없습니다.

일을 해서 수당을 받는 것은 은혜가 아니라 당연한 것이지만 아무런 일을 하지 않은 아브라함이 의롭다고 여김을 받는 것은 '은혜'라고 말합니다. 오늘도 우리는 잠에서 깸을 당하고 내 생각에 충돌을 당함으로 하나님을 찾고 의지하게 됩니다. 내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믿음조차도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말합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공로가 아닌 우리에게 주신 그분의 은사에 상을 베푸신다." 우리가 받을 공로는 하나도 없습니다. 우리를 믿을 수 있게 한 그 은혜에게 공을 돌리십니다. 우리는 은혜 받은 것 자체가 하나님의 보상이자 복입니다.

다윗도 시편 32:1에서 말합니다.
"복 되어라! 거역한 죄 용서받고 허물을 벗은 그 사람!
주님께서 죄 없는 자로 여겨 주시는 그 사람!

이미 죄를 요서 받은 것 자체가 복입니다. 하나님께서 죄가 없다고 여기시는 것 자체가 복입니다. 이렇게 하나님은 기적을 일으키십니다. 의롭다 여기시고 불의를 따지지 않으시는 그 기적과 같은 믿음의 역설 때문에 하나님은 영광을 얻습니다. 오늘 하루도 하나님의 역설적인 은혜,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시는 은혜가 고백되어지는 믿음의 사람들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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