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E.step 2023. 10. 20.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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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고백하고 싶었다. 너 없이 과연 그 무엇을 해결할 수 있단 말이더냐? 너는 내게 모든 것이야. 감히 말하건데 이반은 우리보다 위대해 그러나 네가 내게 있어 천사란 것을, 오직 너의 결정만이 모든 걸 이룰 수 있어 어쩌면 이반이 아니라 너야 말로 진정 위대한 사람이야. 이건 양심의 문제 그 고매한 양심의 문제이기 때문이지. 나 혼자 결정할 수 없을만큼 중대한 비밀이야."(X:95)

카라마조프에서 눈에 들어오는 인물은 단연 알료사다. 수도사이기 때문이다. 알료사는 누구나 사랑하는 인물이다. 신에 대한 추앙 안에서 자신의 역할에 확신을 가지고 살아간다. 선의 이데아를 그리며 타자를 어둠에서 꺼내는 일을 한다. 그 방법은 타자를 볼 때 밝은 것을 보려고 노력한다. 일관되게 긍정적으로 본다. 그러다보니 작품 속 인물들은 알료사를 까닭없이 좋아하고 그에게서 신의 충만함을 느낀다. 그 관계에서는 독특함과 감동이 꽉 찬다.

신을 믿지 않는 그의 둘째 형 이반도 알료샤에게 신의 부정의함과 악함을 말하지만 자신을 판단해 줄 것을 요청한다. 자신의 존재를 동생 알료샤에게 내맡기며 심판의 기준자로 알료사를 의지한다. 알료샤라면 자신을 진실되게 판단할 것이기 때문이다. 육체적 본능 속에 살지만 다른 사람이 악이라고 규정할지라도 신경도 안 쓰지만 동생에게는 두려워하며 묻는다. 형들에게 알료샤는 양심이다. 바보같은 형들에게 유로지비 알료샤는 인간으로서의 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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